고구마가 아무리 맛있어도
자주 먹으면 별로 맛있는 줄도 모른다
한참 고구마를 자주 먹다가
지겨워져서 안 먹기 시작하니까
또 계속 안 먹게 되었습니다
그러나 요즘 너무 고구마가 먹고 싶어서 질렀어요
그전에 6천원 좀 못 미치던 가격이었는데
그새 7천원이나 됐습니다
그래도 고구마 사이즈가 적당하고
색깔도 선명해서 좋기는 했어요
저는 생고구마도 잘 먹는 편인데
깍아서 맛 봤더니 맛도 좋습니다
깨끗이 씻으니까 고구마가 세수를 한 것 같아 보입니다
참 싱싱하게 생겼습니다
고구마 빛깔이 위사진 하고 달리
색을 칠해 놓은 듯 좀 요상한 사진이 나왔습니다
딸이 사진을 찍었는데 필터 효과를 준 것 아닐까 살짝 궁금하답니다
물 많이 안 넣고 손가락 한 마디 정도만 넣었습니다
팔팔 끓도록 한 동안 둔 다음
물이 거의 없어질 무렵
불을 줄이고
10분 이상 두면 탄듯한 구운 냄새가 나요
그 때 꺼내면 냄비 바닥에 닿는 고구마 부분이
진한 갈색 도는 빛깔로 눌는데
제가 뭐하느라 좀 늣었더니
검은색이 될 정도로 약간 탓답니다
검게 탄 부분이 좀 미워서
하나도 안보이게 모두 감춰놨습니다
일부분이 타긴 햇어도
그 덕에 고구마가 얼마나 맛있게 삶아? 아니 구워졌는지
달달한게 꿀맛이 따로 없었습니다
탈만큼 열기에 노곤노곤 해져서 인지
고구마 속살이 껍질과 분리되어 따로 노니
껍질 벗겨 먹을 때 아주 편합니다.
또, 속살이 고구마 껍질에 안 붙어 나오니 좋습니다
하도 맛있게 생겨서 여러 각도로 찍어 봤습니다
여지껏 군고구마 찐고구마 쪄 봤어도
이번처럼 맛있게 구워진 것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
탄 면을 안 보이고 싶지만
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나는 거랍니다
너무 탓나요?
그래도 꿀맛이 나니 바주었습니다
암튼 대박 맛있었어요
제 딸이 고구마 많이 안 먹는데요
글쎄 3개를 먹었더라고요
밤고구마가 맛있다고들 하지만
저는 달달하기만 하면 물고구마가 훨씬 맛있는데
이 고구마가 딱 그랬습니다
달콤하고 촉촉하고 말랑하고 4개를 먹었는데도
더 먹고 싶어 더 삶을까 하다가
참았다는 것은 안 비밀입니다 ㅎㅎ